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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01724
한자 歲時風俗
영어의미역 Seasonal Customs
이칭/별칭 세시(歲時),세사(歲事),월령(月令),시령(時令)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재술

[정의]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계절에 따라 행해지는 일반적인 생활 풍속과 의례.

[개설]

세시풍속은 세시(歲時)·세사(歲事)·월령(月令)·시령(時令) 등으로 불렸으며, 최근에는 연중행사라는 말로도 일컬어진다. 세시풍속의 ‘세(歲)’는 한 해를 의미하고 ‘시(時)’는 사계절을 뜻하므로 세시풍속은 일 년 사계절에 관련된 풍속이다. 다시 말하면 정월부터 섣달까지 일 년 열두 달을 주기로 하여 같은 계절이나 절기에 되풀이하여 전승되는 생활양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칠곡 지역은 대체로 낙동강 중류 연안지역이어서 농업이 성했는데, 논농사 지역이 넓고 모내기가 일반화되어 있어서 세시풍속도 그러한 특징을 드러낸다. 그러나 근대 이후 도시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경북 지역에서 교통이 가장 원활한 곳이 되었고, 산업화 또한 급속히 이루어진 탓에 세시풍속의 전승력은 비교적 약한 편에 속한다.

[음력 1월]

대표적으로 이 있다. 새해 아침이면 어른에게 세배를 올린 후 형제간에도 맞절을 한다. 친척 간에 세배는 정월 초하루부터 초사흘까지 하며, 마을세배는 초닷새까지 이어진다. 세배를 한 후에 차례 지낼 준비를 하는데, 설날 차례에는 밥 제사가 일반적이고, 어른들을 찾아뵐 때는 떡국을 장만하여 간다. 이날 가산면 북창리에서는 아이들이 연날리기를 한다. 연에 솜을 달아 높이 띄워 날려 보내면 1년의 액운을 방지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의 집을 일찍 방문하는 것을 삼가하며, 문지방에 앉는 것 또한 삼간다. 이외에도 설날에는 복조리를 걸어두는가 하면, 윷놀이, 널뛰기, 농악 등의 놀이를 하며 보낸다.

다음으로 정월 대보름이 있다. 정월 15일에는 많은 의례와 행사가 따른다. 보름날 저녁에는 마을 주변의 산 위에 올라가 달을 맞이한다. 달이 막 떠오르기 시작할 때 소원을 빌다가 달을 먼저 보면 그 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또 보름날 낮에 미리 소나무를 꺾어 달집을 만들어 놓았다가 보름달이 뜰 무렵에 태운다. 달집을 태울 때 연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징조라고 여겨 마을마다 경쟁적으로 연기가 많이 올라가도록 한다.

가산면 용수리에서는 보름날 아침에 대추, 곶감, 찹쌀을 넣어 밥을 지어 성주와 삼신에게 빈다. 특히 이날은 모든 반찬에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 가산 1리에서는 아침에 찰밥을 해서 성주와 삼신 용왕에게 빌고 식구끼리 모여 앉아 귀밝이술을 먹는다. 귀밝이술은 남녀노소가 조금씩 먹는데, 이렇게 하면 1년간 귀가 밝아진다고 한다. 동명면 남원 2리에서는 이날 찰밥을 해서 성주에게 비는데, 아침에 남보다 먼저 밥을 하면 농사를 일찍 짓는다고 하여 다투어 밥을 짓는다. 그리고 아침에 새와 뱀을 쫒기 위해서 막대를 들고 집 주위를 두드리며 돌아다니는 풍습이 있다. 이외에도 보름날에는 윷놀이를 비롯해 널뛰기, 농악놀이, 지신밟기 등을 한다.

또한 귀신 오는 날이있는데, 정월 16일을 귀신 날이라 한다. 이날 콩을 볶아서 먹거나 방 네 모퉁이에 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콩을 볶을 때는 “지저리 볶자, 딱정이 볶자.”라고 말하면서 볶는다. 콩을 볶아서 식기 전에 대문에 던지기도 하는데, 집안으로 들어오려던 귀신이 놀라 도망가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가산 1리에서는 저녁에 골목길에다가 체나 얼기미를 걸어 놓으면, 귀신이 들어오다가 그 구멍의 수를 헤아리다 새벽이 되어 그냥 간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음력 2월]

영등할머니(영등할매) 내려오는 날이 있다. 2월 초하룻날은 하늘에서 영등할머니가 내려오는 날이다. 영등할머니는 농사의 흉풍을 다스리는 바람신인데, 성격이 몹시 까다로워 조금만 잘못해도 탈이 난다고 한다. 칠곡군 지역에서는 가산면 용수리, 가산 1리, 동명면 득명리, 동명면 남원 2리 등에서 영등고사를 지냈다. 영등고사에는 떡(백설기)과 호박 나물을 올렸는데, 호박 나물은 누른 호박을 썰어서 삶은 다음 거기에다 콩가루를 묻힌 것으로 영등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와 이와 같은 호박을 보고 소를 잡아 놓았다고 좋아한다고 한다.

또한 무방수날이 있는데, 2월 9일을 무방수날이라고 한다. 이날 나무를 심으면 나무가 잘 크고, 장을 담그면 장맛이 좋고, 집안 어디를 손을 대도 괜찮다고 한다. 흔히 “부지깽이를 거꾸로 세워놓아도 잎이 난다고 할 만큼 해가 없는 날로 되어 있다. 동명면 득명리에서는 이날이 손 없는 날이라 하여 이사를 하거나 집안의 가재도구를 수선하고 나무도 심었다.

[음력 3월]

3월 3일 삼짇날은 강남에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날이다. 삼짇날에 호박이나 박을 많이 심는다. 이날 심으면 열매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동명면 득명리에서는 이날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절에 가 불공을 드린다고 한다.

한편 삼짇날을 비롯하여 3월 중 좋은 날을 택하여 화전놀이를 한다. 화전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을 ‘화전꾼’이라고도 하는데, 대개 중년 부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자 음식을 마련하여 산이나 들에 모여서 화전가를 부르며 화전을 먹고 논다. 동명면 득명리에서는 3월 중에 날을 받아 음식을 준비하여 팔공산에 화전놀이를 간다. 산에 가서는 두견화를 따서 화전을 부쳐 먹는다.

[음력 4월]

대표적으로 4월 초파일이 있다. 4월 초파일이 되면 인근의 큰 절이나 암자로 불공을 드리러 간다. 갈 때는 공양미와 시주할 돈을 준비해 가는데, 초나 향 등을 준비해 가기도 한다. 그리고 식구 수대로 연등을 달기도 한다. 칠곡 지역에서는 초와 등을 준비하여 절에 불공을 드린다. 주로 부녀자들이 가며 집안의 소원 성취를 위해 빌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한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원색으로 만든 등을 만들어 달기도 한다.

[음력 5월]

음력 5월 5일은 단옷날이다. 단오는 더운 여름을 맞이하기 전 초여름의 계절이다. 이날은 보리타작이 끝나고 새롭게 지을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날이기도 하다. 단오에는 창포에 머리감기, 쑥과 익모초 뜯기, 그네뛰기, 씨름 등의 민속행사가 행해진다. 칠곡 지역에서는 4일 밤에 궁궁이, 쟁피, 약쑥, 버들을 따서 장독에 얹어 이슬을 맞혔다가 단옷날 끓여서 그 물로 머리를 감았다. 그리고 단오떡이라 해서 쑥떡을 해먹었는데, 이날 뜯은 쑥은 몸에 좋다고 한다. 그 외 민속놀이로 여자들은 그네를 뛰고, 남자들은 동네에서 풍물을 치며 씨름을 하는 곳도 있었다.

[음력 6월]

음력 6월 15일은 유두날이다. 이날 동쪽으로 흐르는 맑은 개울에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 뒤 유두음식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고 나쁜 일도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칠곡 지역에서는 유두 무렵에 참외 등과 같은 햇과일이 나오므로 햇과일·국수·떡 등을 사당에 올리고 차사를 지낸다. 유두차사는 밀을 수확하여 처음으로 자손들이 먹는다고 조상들에게 고하는 성격을 지닌 제사이다.

또한 모심기를 한 후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동명면 남원리에서는 마을의 남자 어른들이 갓과 두루마기로 의관을 갖추고 산꼭대기로 올라가 기우제를 지냈다. 일부는 풍장을 치고 뒤를 따랐으며, 제물로는 돼지머리 등을 준비했다. 기우제를 지내고 산에서 내려오는 도중에 비를 맞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에는 비를 피하지 말고 그대로 맞으면서 내려와야 한다. 만약 비를 피하면 신의 노여움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음력 7월]

음력 7월 7일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만난다는 칠석날이다. 칠곡 지역에서는 이날의 날씨로 그해의 재수를 점쳤고 하는데, 비가 오면 풍년이 들고 날씨가 좋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날 밤 옷을 해 입으면 매우 좋다 하고, 아들을 못 낳는 여자는 득남을 한다고 한다.

또한 복달임이 있는데, 삼복(三伏)에는 한 여름 피로를 회복하고 더위를 면하기 위해 특별히 삼계탕을 끓여 먹거나 개를 잡아 동네 사람들끼리 함께 나누어 먹는다. 이는 특별한 보약이 없던 시절에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꼼비기 먹기가 있는데, 논매기가 끝나면 일꾼들이 모여 술과 지짐, 명태조림, 나물 등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논다. 동명면 남원 2리에서는 머슴들이 날을 정하고 각자 주인에게 “우리가 어느 날 하루는 쉬어야 되겠습니다.” 하면 주인이 허락을 해 준다고 한다. 날이 정해지면 주인집에서 명태안주, 술, 떡을 해서 일꾼에게 주고, 머슴들은 이것을 가지고 들에 나가 먹고 논다고 한다. 이렇게 놀고 나면 풀베기와 땔감 장만하기 등의 일이 시작된다.

[음력 8월]

음력 8월 15일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한다. 이것은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밤에는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 그리고 16일이나 17일에는 여자들이 친정 나들이를 다닌다.

빨래 널지 않기라고 해서 추석 무렵은 한창 곡식이 영그는 때이므로 빨래를 널면 다 익은 곡식에 해가 미친다고 하여 마당에 빨래를 널지 않았다. 빨래 널어놓은 모습이 멀리서 보면 희끄무레하여 마치 병충해를 입은 것 같다는 이유에서이다.

[음력 9월]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이다. 삼짇날 왔던 제비가 돌아간다고 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은 국화주를 해 먹고 신주 단지에 쌀을 갈아 넣기도 했으며, 추석에 햇곡식이 없어 차례를 모시지 못한 사람이 이날 조상에게 감사의 차례를 지낸다. 동명면 득명리에서는 객사를 했거나 기일을 모르는 사람의 제사를 오전에 지내기도 했다.

[음력 10월]

음력 10월이 되면 집안마다 날을 정해 묘사(墓祀)를 지낸다. 묘사는 친족끼리 사대 조 이상의 조상께 산소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 일인데, 조상 숭배와 추수 감사가 합쳐진 의례이다. 가산 1리에서는 역서를 보고 택일하여 조상에게 묘사를 지냈다고 한다.

또한 안택고사라고 있는데, 이날은 집안의 번성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성주단지나 삼신단지, 시준단지 등에 담아 놓은 곡식을 햇곡식으로 갈고, 묵은 곡식으로는 떡과 밥을 해서 성주와 조왕, 용왕, 삼신 등의 가신에게 안택을 빈다. 이 때 떡은 시루떡을 하며, 조기나 명태, 나물 등의 음식도 장만한다. 동명면 득명리에서는 무당을 불러 안택굿을 하기도 했는데, 안택고사의 음식은 식구끼리만 먹고 외부인과는 나누어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음력 11월]

동지가 되면 팥죽을 쑨다. 팥죽을 쑤면, 먼저 윗대 조상들 앞에 한 그릇씩 올린다. 이후 안주인들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숟가락으로 팥죽을 뿌린다. 지금도 팥죽을 뿌리는 집이 더러 있다. 대체로 마당에 먼저 뿌리는데, 문설주나 벽에 뿌리기도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집안에 잡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기동지’라고 하는데, 이때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 반면에 중순 이후에 드는 ‘중동지’와 ‘노동지’에는 팥죽을 쑤어서 집안에 드는 액운을 막는다. 한편 동지에 팥죽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고 팥죽 안에 새알을 나이 수대로 해서 먹으면 좋다는 말도 있다.

[음력 12월]

참새 잡기가 있다. 12월을 섣달이라 하는데, 납월(臘月)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달에 농사 등 한 해의 경과를 사뢰는 납향제(臘享祭)를 올린다. 납향은 동지로부터 셋째 미일(未日)인 납일(臘日)에 지낸다. 농촌에서는 납향을 지낸 후 참새 잡기를 한다. 두어 사람이 한 패가 되어 참새가 자는 지붕 추녀의 참새 구멍에 그물을 대고 막대기로 추녀를 치면, 참새가 놀라 나오다가 그물에 걸린다. 납향날 참새고기는 보신이 되어 아이가 먹으면 천연두가 낫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섣달그믐 날에는 집안 어른들을 찾아뵙고 묵은세배를 드린다. 묵은세배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잘 보내고 새해에 만나자는 의미에서 드리는 인사이다. 묵은세배를 할 때는 덕담은 주고받지 않으며, 이웃 간에는 묵은세배를 하지 않는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묵은세배는 보편적이었으나 현재는 묵은세배를 드리는 가정이 거의 없다.

밤새기라고 해서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을 자지 않는다. 이날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 말이 있다. 어른들이 잠든 아이 눈썹에 밀가루를 묻혀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밤을 새는 것은 을 맞이하기 위해 모인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마지막으로 불 밝히기가 있는데, 섣달 그믐날 밤에는 온 집안에 불을 밝혀둔다. 그해 마지막 가는 날 불을 밝혀둠으로써 잡귀를 막고 재수가 있길 바란다. 방뿐만 아니라 광·마루·성주·우물·부엌·화장실 등에 불을 켜 둔다. 동명면 남원리에서는 이렇게 집안에 불을 밝혀 놓고 새해에 재수가 있기를 빌었다.

[윤달의 풍속]

윤달은 귀신이 눈이 어두워 못 찾아오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여도 탈이 없는 달이다. 이유는 윤달을 공달이나 가욋달 혹은 남의달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달은 “상기둥을 거꾸로 세워도 괜찮다.”고 하고 “못을 거꾸로 박아도 아무 탈이 없다.”고 한다. 불교 신자들은 이달을 ‘윤갑’에서 벗어난 달이기 때문에 부처님의 달이라고도 한다.

동명면 남원리에서는 이달 여기저기 구경을 많이 다니면 좋다고 여겼는데, 그중에서도 절 구경이 가장 좋다고 한다. 북삼읍 율리에서는 이달 이장을 하거나 묘를 수리하는 집이 많았고, 노인을 모시고 있는 집에서는 수의를 장만해 두는 집이 많았다. 그것은 수의를 미리 해 놓으면 옷을 입을 사람이 오래 산다는 속신이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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