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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01897
한자 言語
영어의미역 Language
이칭/별칭 칠곡 말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화숙

[정의]

경상북도 칠곡군 지역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데 사용한 사회 관습적인 기호 체계.

[개설]

칠곡 지역의 말은 인접한 성주, 고령, 달성 지역과 비슷한 점이 많으며, 넓게는 경상북도 지역의 말과 언어적 특성을 공유한다. 칠곡 말에서는 성조가 의미 변별 기능을 하고 있으며, 기본 단모음이 6개로 발음상 다른 지역과의 차이가 크다. 칠곡 말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문법 형태들이 있는데, ‘너와 내가’를 ‘니캉 내캉’으로 말할 때의 ‘-캉’과 같은 것들이다. 이 외에도 ‘-는가 보다’의 의미로 쓰이는 ‘-능갑다’, ‘-게 하다’의 의미를 갖는 ‘-구로 하다’ 등은 칠곡 지역 말의 개별적인 언어 체계 수립의 근거가 된다.

[6모음 체계]

칠곡 지역에서 쓰이는 단모음은 전설모음 ‘애’와 ‘에’, 후설모음 ‘으’와 ‘어’가 비변별적이며, 원순모음 ‘외’와 ‘위’가 없다. ‘이, E(에/애), ∃(어/으), 우, 오, 아’ 6모음 체계로 현대 한국어의 표준 모음이 ‘이, 에, 애, 위, 외, 으, 어, 아, 우, 오’ 10모음 체계를 갖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칠곡 방언에서는 ‘떼(群)’와 ‘때(垢)’가 모두 [t’E]로 소리나며, ‘게(蟹)’와 ‘개(犬)’ 역시 [kE]로 발음된다. ‘글(文)’과 ‘걸(윷)’은 [K∃L]로 발음되며, ‘음악, 은행, 승부, 늘(항상)’ 등은 ‘어막, 어냉, 성부, 널’과 같이 발음한다.

[ ‘ㅅ’과 ‘ㅆ’의 비변별성]

현대 한국어의 마찰음은 예사소리 ‘ㅅ’과 된소리 ‘ㅆ’이 대립하는데, 칠곡 지역에서는 ‘ㅆ’이 음소로 존재하지 않아 이 두 음소를 같은 소리로 발음한다. 경북방언에서 ‘ㅆ’이 음소로 존재하지 않는 곳은 칠곡 외에도 대구, 경산, 고령, 달성, 성주, 군위, 영천, 경주, 청송, 포항, 영덕 등 낙동강의 동쪽 지역이 있다. ‘쌍시옷, 싸움, 쌈장, 쌀’ 등은 ‘상시옷, 사움, 삼장, 살’과 같이 나타난다.

[‘-ㅸ-’ 유지]

중세 국어 시기의 문헌에 나타나는 ‘ㅸ’이 ‘ㅸ〉오/우’로 변화를 겪은 지역은 평안도, 황해도, 경기도 지역이며, ‘ㅂ’으로 유지되는 지역은 그 외의 지역으로, 소백산맥 동쪽인 동남 지역을 중심으로 동해안방언권을 따라 분포되어 있다. 칠곡 말에도 역사적으로 ‘ㅸ’에 대응하는 어형이 현재 ‘ㅂ’으로 나타나는 예들이 있다. ‘더럽-, 덥-, 춥-, 맵-’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활용할 때, ‘더러워, 더워, 추워, 매워’가 아니라 ‘더러버, 더버, 추버, 매버’와 같이 쓰인다.

[ ‘-ㅿ-’ 유지]

중세 국어 시기의 문헌에 나타나는 ‘ㅿ’이 ‘ㅿ〉∅’로 약화 탈락하는 과정을 겪은 것은 중부지역과 서부지역의 말이며, 나머지 지역은 ‘ㅅ’으로 유지되고 있다. 칠곡 지역에도 역사적으로 ‘ㅿ’을 갖는 어휘가 현재 ‘ㅅ’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실(가을), 마실(마을), 무시(무), 부석(부엌), 야시/여시(여우)’ 등의 명사는 중세 국어 문헌에는 ‘, , 무, 브/브, 여/여’ 등에 대응하는 어휘들인데 중세 국어의 ‘ㅿ’이 탈락하지 않고 ‘ㅅ’으로 남아있는 예들이다.

[ ‘-g-’ 유지]

중세 국어 문헌에 나타나는 ‘ㄱ’이 ‘ㄱ〉∅’로 약화 탈락하는 현상은 황해도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며, 중부 지역의 말에서는 어형에 따라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중세 국어 문헌에 나타나는 ‘나모[木]’는 모음 격조사 앞에서 어간 끝 모음이 탈락하고 ‘ㄱ’이 끼어드는데, 이런 현상은 ‘구무(구멍)’의 경우도 같다. ‘낭게(나무+-에), 굼글(구멍+-을)’ 등은 모두 중세 국어의 ‘, ’의 흔적을 보여주는 예들이다.

[성조]

한국어의 운소 체계는 주로 성조와 음장이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상도 지역과 함경도 지역에서는 성조가 의미 변별 기능을 하고, 경기도, 강원도, 전라도, 황해도, 평안도 지역에서는 음장이 의미 변별에 쓰이며, 제주도 지역에서는 성조도 음장도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칠곡 지역에서는 성조가 단어와 문장의 의미 차이를 구별하는 기능을 갖는다. 칠곡 말에서 5음절로 된 ‘가가가가가’라는 문장은 모음의 길이에 따라 최소 8가지 이상의 뜻을 갖는다.

가:가 가가가?           그 아이가 가(佳)씨냐?

가가가 가:가?           가씨가 그 아이냐?

가가가 가가.            가씨가 가서.

가:? 가:가 가:가?        그 아이? 그 아이가 그 아이냐?

가가 가: 가가.           가씨 그 아이가 가서.

가: 가:가 가가.          그 아이, 그 아이가 가서.

가:가 가: 가가.          그 아이가 가져 가서.

가가가 가: 가.           가씨가 가져져 가라.

[어휘]

칠곡에서 사용되는 어휘들은 경상북도 지역의 어휘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 경상북도 지역은 신라 시대 이후 언어의 중심 지역이 중부 지역으로 옮겨간 후 정치·경제·문화적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아 보수적인 성격을 띠는 어휘들이 많다. 칠곡 말의 어휘 특징을 체계적으로 규칙화하여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다른 지역과 다른 특별한 고어(古語)형을 유지하고 있는 어휘는 다음과 같다. ‘호박(확), 더부(더위) / 가실(가을), 야시(여우)’ 등은 중세 문헌에 나타나는 ‘ㅸ’과 ‘ㅿ’의 흔적을 보여주는 어형들이다. 이밖에 칠곡 지역의 독특한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어휘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명사

걸강/거랑가(개울가)

고냉이(고양이)

공이(거위)

그단새(그새)

그렁지(그늘)

깔비(솔가리)

꼬:장(고추장)

꼬장갱이/꼬쟁이(꼬챙이)

꽁(꿩)

끄내끼(끈)

나락 밀띠기(벼메뚜기)

나생이(냉이)

눈뚜버리(눈두덩)

도래(도라지)

두디기(포대기)

둥거리/둥구리(장작)

딩기/덩게(왕겨)

미영/미응(목화)

방구/바우(바위)

생이(상여)

수굼포(삽)

시아주버님)

아레(그저께)

아지뱀/아주반님(시숙

얼라(아기)

울콩(강낭콩)

저아레(그끄제)

점바치(점쟁이)

지렁(간장)

철갱이/철뱅이(잠자리)

할매(할머니)

할배(할아버지)

▶ 동사

드가다(들어가다)

뜨세다(데우다)

머라카다(나무라다)

문태다(문지르다)

수구리다(숙이다)

숭구다(심다)

써리다/싸리다(썰다)

자물시다(기절하다)

자부랍다(졸리다)

지끼다(지껄이다)

패밭다(뱉다)

카다(말하다)

▶ 형용사

가직다/가찹다(가깝다)

까풀막지다(가파르다)

누릅다(마렵다

짜르다(짧다)

해깝다(가볍다)

▶ 부사

각중에(갑자기)

당체(도대체, 도무지)

마카/모도(모두, 전부)

비미이(어련히)

실무시(슬며시)

쌔기/싸게(빨리)

아매/암매(아마)

엄침이(제법)

우예/우째(어떻게)

하매(이미, 벌써)

[의의]

칠곡 지역의 말이 갖는 언어적 체계 수립은 한국어라는 하나의 언어를 체계화 하는 것과 같다. 칠곡 지역에 쓰이고 있는 어휘들은 국어의 어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칠곡이라는 지역을 단위로 한 공동체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밝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언어 표현의 다양성과 우리말의 멋을 살린다는 데에도 칠곡의 언어 표현이 갖는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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