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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 풋구, 섣달그믐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C010304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 남창마을
시대 조선/조선,근대/근대
집필자 최엄윤

1954년에 일어난 집중 폭우의 아픔으로 새로운 마을을 건설하고 새마을운동사업에서 1등을 할 만큼 남원2리, 곧 새 남창마을의 삶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빠르게 진행된 듯 보이지만 기실 1955년이나 현재나 집의 형태나 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생업은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옛 남창마을을 기억하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하나둘 세상을 뜨면서 마을 축제에 가까웠던 동네의 행사들 역시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다. 문헌으로 전하는 남창마을의 연중행사는 여느 농촌 마을의 과거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중 몇 가지를 기억해 보자.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1900년대 초반까지 남창마을 사람들은 2월 초하루에는 하늘에서 영등할매가 내려온다고 믿고 영등고사를 지냈다.

영등할매는 농사의 흉풍을 다스리는 바람신으로, 이날 부엌에 문종이를 두었다가 태워 마시면 재수가 있다는 속신이 있었다. 또 이날 영등할매가 딸을 데리고 오면 바람이 불고 며느리를 데리고 오면 비가 온다고 믿었으며, 새벽에 첫 닭이 울기 전 우물물을 떠다가 조왕에게 바치고 고사를 올렸다고 한다. 영등할매에게 바친 밥은 일꾼에게 주면서 1년간 농사를 잘 지으라고 부탁했단다.

초여름 논매기가 끝나면 마을 일꾼들이 모여 술과 부침개, 명태조림, 나물 등의 음식을 즐기며 놀았다. 이것을 초연(草宴), 풋구 혹은 서례짓계라 했는데, 영등고사와 마찬가지로 1900년대 초반까지도 행해졌다.

옛날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하는 사람이 많았을 때, 그리고 농사일을 많이 할 때는 보통 7월에 논매기와 밭매기를 다 마치고 쉬는 날을 받았는데, 이것을 당시에는 “7월 꼼비기 먹었다”고 했단다.

풋구를 받는 것도 절차가 있어서, 먼저 머슴들이 모여 날을 정하고, 각자 주인에게 “우리가 어느 날 하루는 쉬어야 되겠습니다.” 하면 주인이 허락을 해 주었다. 이때는 하루만 쉬는 것이 아니라 많으면 1주일씩 쉬었다. 일단 날이 정해지면 주인집에서 명태안주와 술·떡을 해서 머슴들에게 주면, 머슴들은 이것을 가지고 들에 나가 먹고 놀았다. 여러 날을 놀 때는 몇 명씩 차례를 정하여 음식을 가져와 즐기기도 했다고 전한다. 놀 때는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장난도 치고 윷놀이도 하였는데, 이렇게 놀고 나면 풀베기와 땔감 장만하기 등의 일이 시작되었다.

지금도 남창마을에서는 섣달그믐에는 사당에 배례하고 어른들에게는 묵은세배를 한다.

또 남에게 빌린 빚을 다 돌려주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데,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고 하여 밤을 새우기도 하고, 밤새도록 불을 밝히면 잡귀가 오지 않는다고 믿어서 집안에 불을 밝혀 놓고 새해에 재수가 있기를 빈다고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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