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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맹점에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01861
한자 人類-盲點-
영어의미역 From Blind Point of Human Rac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문헌/단행본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광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가톨릭의 이상을 구현한 구도의 형식
관련인물 시인
저자 구상
간행자 전성은
편찬연도/일시 1998년 5월 27일연표보기
간행연도/일시 1998년 5월 27일
권수 1권
간행처 문학사상사|한국문학도서관
소장처 구상 문학관
소장처 주소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왜관6리 785-84 지도보기

[정의]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활동한 시인 구상의 시집.

[개설]

‘맹점[盲點]’이라는 어원(語源)을 사전에 찾아보면 의학적으로는 ‘시세포가 없어서 빛깔이나 색을 느끼지 못하는 망막의 희고 둥근 부분’이라 명시되어 있다. 『인류의 맹점』에 실려 있는 70여 편의 시를 감상해 보면 시의 중심 사상을 알 수 있다. 시의 언어나 문장 한 올 한 올이 가톨릭의 이상과 종교의식이 바탕이 되어 인간의 존재 또는 우주에 대한 의미를 탐구하는 구도적인 경향의 형태이며 내면의 깊고 오묘한 진리를 탐구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정신과 물질에 배어있는 유·무형의 가치관과 욕망의 갈증을 표현하고 있으며 또 시인이 병상에서 자신의 황혼과 병약(病弱)을 쓸쓸해하면서도, 암울했던 심경을 절대자에게 의지하는 연민의 마음으로 고백하고 있다.

[편찬/발간 경위]

1998년 5월 구상이 교통사고로 입원하여 중환자실에 있을 동안 마지막 시집이 될지도 모른다는 집념으로 이 시집을 출간하게 된다. 시인이 병실에 있을 때 간행되었으며 신문에 기사화 되었다. 시집의 표지는 시인과 교분이 깊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이다.

[형태]

구상 시인이 1992년 5월에서 1993년까지 『문학사상』에 연재한 연작시 관수재시초(觀水齋詩抄) 36편에 근작 40여 편을 포함해서 엮은 시집이다. 시인의 인생을 마감하듯 초연하고 쓸쓸하며 허탄한 심회를 풀어 놓은 시어들로서 마치 임종고백(臨終告白)처럼 깊고도 지엄한 인생의 진리가 스며있다. 『인류의 맹점에서』구상 시인이 일생일대의 정성이 결집된 시작(詩作)을 형성하고 있다.

[구성/내용]

구상의 구도적 시심은 관수세심(觀水洗心)과 일치한다. 물은 곧 마음과 통용된다는 생각으로 서실의 당호가 관수제(觀水薺)라 이름 지어졌으며 시의 정신적인 경지는 우주의 존재론적인 가치관이 기준이 되어 사색을 펼쳐나간다. 때묻은 속정을 깨끗이 빨래하는 느낌으로 신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욕망과 속성의 내면을 신랄하게 파헤치는 현대적인 진솔한 비판시가 되기도 한다. “우리 인간은 태초부터/이 우주만물과 더불어/비롯함도 마침도 없는 님의/그 신령한 힘으로 태어났다”에서는 태초의 거룩한 생명론이 대두되기도 하고 또 다른 시어를 찾아보면 “이 속에서도 태평을 누린 달까/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섬기는 무리들이 사기와 도박과 승부의 향락에 취해서/이 전율할 밤을 한껏 탐닉하고 있다”에서 자유사상들이 마구잡이로 몰려들어 기승을 부리는 전율적인 문명의 이기(利器)를 비판하여 자신의 존재 속에 너무도 인간 중심적인 죄의 속살을 파헤친다. 그리고 시인의 또 다른 시 한 편을 보면 “삶과 죽음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더불어 사는 남의 구실도 헤아려 보며/삶의 참된 보람과 기쁨을 찾아서/몸부림치며 뉘우치고 울기도 하고/허망에도 빠지고, 영원도 그려보아야/본연의 얼굴을 지니게 될 것이다”인데, 시어들을 간결하게 정리해 보면 겪을 일 다 겪은 후에 변화하여 신령함에 이르는 원래의 구도에 이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구상 시인은 가족 사랑도 남달랐지만 아내의 생전에 함께 살면서 옷 한 벌 제대로 사주지 못한 일을 늘 안타까운 심정으로 살았기에 명절 때가 아니라도 부인 서영옥 여사의 무덤을 찾는 일이 종종 있었다. 무덤에 새겨진 비석에는 시인의 사망일자만 비워 놓고 있었는데,

지아비 구(具) 요한 상(常)

아내 서 데레사 영옥(暎玉) 무덤.

1919년 9월 16일 출생. (         )별세

1919년 2월 4일~1993년 11월 5일 별세

라는 비문을 바라보며 먼저 성호(聖號)를 긋고 아내의 천상복락(天上福樂)을 소박히 기원하고 아울러 그녀에게 살아 생전 저지른 모든 죄과에 용서를 빌며 남은 생애 떳떳하게 지아비로 살다가 머지않아 반갑게 만나 함께 영생(永生)할 것을 굳게 다짐하며 돌아섰다.

시인의 시의 귀절 속에, “이 욕망과 고통과 허망 속에/인류 구원의 신령한 손길이/감추어져 있음을,/그리고 내가 그 어느 날/그 꿈의 동산 속에 들어/영원한 안식을 누릴 것을/나는 또한 믿고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는 요란을 떨며 물질 만능으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의 삶의 모습 속에 허무를 느끼며, 유일한 신의 구원과 은총을 갈망하고 있다. 시인은 저만치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늙음과 병약과 무사를 핑계로 삼아/태만과 안일과 허위에 차 있다”하고 한탄하는가 하면 “끝내 나는 승(僧)도 속(俗)도 못되고/엉거주춤 이 꼬라지란 말인가?” 하고 자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또한 시인은 말한다. “내 입술에서 불행한 말이 흘러나올 때 결코 나를 가엾이 여기지 말라”고. 왜냐하면 그때 이미 그의 마음은 '아픔과 쓰라림이 말끔히 가셔진' 절대 영원(永遠)의 경지로 날아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의와 평가]

시집의 저자 구상 시인은 1919년 9월 16일 서울에서 출생하였으며 1953년에서 1974년까지 칠곡군 왜관읍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가족과 생활하였다. 칠곡문인협회 고문이었고 2004년 5월 11일 서울 한강 자택에서 타계하였다. 시인이 20년간 생활하시며 시상을 떠올리던 칠곡군 왜관읍 관수재에는 현재 관수재와 더불어 구상 문학관이 있다. 무엇보다 『인류의 맹점에서』는 죽음 앞에서 모든 욕심을 말끔히 비워낸 순수의 시심(詩心)으로 읽는 이를 더없이 높고 너른 인정(人情)의 세계로 인도한다. 절대자의 품속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진실로 감싸 안으려는 우주적 연민의 경지를 만끽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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