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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의 시 「다부원에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B020302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재술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는 조지훈의 시 「다부원에서」가 새겨져 있다.

전후 대부분의 종군 작가들은 전쟁의 참상과 폐허를 노래하며 승전의식 고취와 반공의식 앙양에 힘을 기울였던 게 사실이다. 조지훈 시인의 경우도 크게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조지훈의 시 「다부원에서」는 단순한 전쟁 시가 아니라 차원 높은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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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동전적기념관 안에 있는 시비

한 달 동안 농성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彼我) 공방의 포화가/ 한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구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

고개를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軍馬)의 시체

스스로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옆에 쓰러진 괴뢰군 전사

일찍이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직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바람에 오히려/ 간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음이 없고/ 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면/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安住)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

「다부원에서」는 단순히 승전의식이나 반공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일반적인 종군시와는 다른 면이 있다. “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과 같이 격렬한 전투 장면이 제시돼 있으면서도,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처럼 자유와 생명에 대한 응시가 드러나 있다.

또 이 시가 ‘괴로군 전사’의 시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그것이 죽음 앞에서는 피아가 없는 것이며, 모든 인간은 하나같이 목숨이 소중하다는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라는 결구 속에는 죽은 자와 산 자의 대비를 통해서 전쟁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며, 동시에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에 대한 뼈아픈 깨달음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역사 속에서 전쟁이란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없는, 불행하고 허망한 인간성 상실 내지 인간성 파멸 행위에 불과하다는 날카로운 비판과 그에 대한 저항의식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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