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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7월 26일 저녁 8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C020101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 남창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엄윤

“1954년 7월 26일 저녁 8시에 산사태로 인해 사람이 21명이나 죽었어요.” 문헌마다 조금씩 다르게 기록되어 있지만 4대째 남창마을에서 살고 계신 사공태 옹은 마치 어제 일처럼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어. 저 산성 안에 산이 도유림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도에서 전부 다 나무를 베고 가고 난 뒤에 산이 헐거워져서 그래 됐지. 도가 다 베려 놨어(망쳐놓았어). 저녁 8시면 껌껌하고 어둑어둑 했어요. 밤이라 사람이 더 죽었지.”

수해가 나기 전의 남창마을 가구 수에 대해 사공태 옹은 60호로 기억하고 있는데, 심금조 할머니는 70~80호로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사공태 옹은 형님이 군대에 가 있고, 또 여섯 명의 부양가족에다 부모님의 나이가 많아서 군 입대가 보류되어 있던 상태였단다. 그래서 수해가 날 당시 군 입대가 보류된 동네 청년 한 명과 함께 다친 사람들을 많이 업어낼 수 있었다고.

“딴 사람은 다 군대 가고 젊은 사람은 나하고 두 사람이 보류되어 있었는데, 마을 가운데가 다 떠내려 가버렸으니까. 그분은 서편에 있고 나는 동편에 있었는기라. 서로 오도가도 못 했어.”

1954년이면 한국전쟁이 끝나고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와 시련을 남긴 한국전쟁은 수해와도 큰 연관이 있었다.

“전쟁 때 포를 때리는데 집이 파열되었어. 또 대구가 회복될 때 산림과에서 (나무를) 다 베어 버렸어. 옛날부터 비신할 때 거기다가 제사를 크게 지내는 기라. 그거를 지내는데 마 없다, 귀찮다 하지 말자 그래 됐는기라. 그래 가지고 그렇게 됐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가산면하고 거기 영감할마우바우(영감할멈바위)라고 있었어요. 속칭 마을로 가산면 북창이라고 했어, 여기는 남창이고, 남쪽으로 보고 있다고 남창, 거기는 북쪽으로 보고 있다고 북창. 그런데 그날 돌이 길을 막았어. 길을 막아놓고 우리 마을로 싹 내려갔어. 그걸 보면 참 묘해. 자연석 큰 게 말이지 떨어지잖아, 길을 막잖아, 가산 살던 사람들도 전부 나무 팔아서 먹고사는데 동명까지 가거든, 근데 길을 막았어, 신기해.”

비신이란 10년에 한 번 지내던 가산산성 별신굿을 두고 하는 말인데, 한국전쟁이 터져서 비신 지낼 시기가 되었지만 전쟁 중이라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다 산속에 적군이 숨을까 봐 도에서 나무를 다 밀어 버리자 하늘이 노해서 남창마을에만 유독 폭우를 퍼부은 것 같다는 해석이다.

“다른 데는 비가 안 왔어. 거기만 비가 온 거야. 국수를 해가지고 묵는데(먹는데) 두두두두 하더라고. 우리 집은 행랑채가 떠내려 가버린 거야. 사하라 태풍은 그 후에 왔어. 비가 안 왔어. 동명소재지에는 여기만(가산산성남창마을) 뚫어 놨어. 막 들어붓는 거야. 그런데 흙만 떠내려 오면 덜한데 돌하고 같이 나무하고 떠내려 오니깐, 나무 큰 거는 없고 그런데 사람이 전부 다리가 떨어지고 동가리가 나고 비참했어. 칠곡에서 태전교까지 떠내려간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감나무 위에 올라갔는데, 나무가 뿌러지니깐 나무를 타고 내려갔어. 지금 태전동까지. 거기서 시신을 찾았어.”

결국 마을의 한가운데가 다 떠내려가고 뻥 뚫린 채 양쪽 가의 집들만 남아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불과 1여 년 만에 일어난 대자연재앙이었으나, 이후 남창마을은 그 이듬해 현재의 자리로 모두 이주하게 되면서 새 남창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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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전 가산산성 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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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마을 전경

[정보제공]

  • •  사공태(남, 1933년생, 남창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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