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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의 마을 방문과 전기, 전화 설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C020203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 남창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엄윤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 마을길도 반듯하게 넓히고 초가지붕을 헐고 기와와 슬레이트를 올려 공중에서 사진을 찍으면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반듯한 남원2리는 새마을운동을 잘한 1등 마을의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1972년부터 마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했다는 송기태[68세, 남] 씨가 대단했던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 주었다. “그때 우리가 직접 초가집에 슬레이트 이고(올리고), 새마을 사업이 대단했지. 손에 피 안 나는 사람 없고…….”

1973년 5월 24일 육영수 여사가 남창마을을 방문한 것도 남창마을이 새마을운동사업에서 1등의 영광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날 대통령이 직접 오기로 했는데 마침 홍이장군 건립식이 있었고 그래서 육영수 여사가 오게 된 거야. 대통령 직위가 대단하더구먼.”

당시 육영수 여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새마을운동 1등에 대한 보상을 해주겠다며 소원 한 가지를 말하라 하였고, 마을 사람들은 전기와 전화를 설치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당시 마을 사람들이 호롱불 밑에서 누에를 먹이는 걸 직접 봤기 때문이었는지 영부인은 구자춘 도지사에게 8월 15일까지 전기 설치를 하라고 지시하고 갔고, 그 덕분에 남창마을은 근동에서는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던 것이다.

남창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던 날, 온 동네는 초비상 사태였다. 마을의 건장한 청년들은 행여 나쁜 놈들이 영부인에게 해를 입힐까 봐 마을 중심에 경계를 지워 순찰을 돌았고, 칠곡파출소에서도 나와 보초를 섰다. 동네 주민 중에서도 몇 사람만이 육영수 여사의 근처에서 전기설치 기념식을 참관했을 정도여서, 이웃마을 사람들은 멀찍이서 바라봐야만 했다고 한다.

심금조[86세] 할머니의 낡은 앨범에서 나온 그날의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흥이 돋았다. 사진을 보면 육영수 여사 앞으로 동네 사람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몇몇 주민들은 새마을모자를 눌러 쓰고 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보다는 약간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의 칠곡군 공무원인 듯한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육영수 여사가 애석하게 돌아가신 다음 해부터 마을에서 1990년대까지 제사를 지낸 것도 그와 같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렇게 지금은 고인이 되거나 마을을 떠난 많은 사람의 모습까지도 담겨 있는 그 시절의 사진 한 장에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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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들어온 날

[정보제공]

  • •  송기태(남, 1941년생, 남원마을 거주, 남원슈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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