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현재 남창마을을 대표하는 것은 친환경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쌀이다. 약 10여 년 전 원당마을에서부터 시작된 우렁이농법은 우렁이 각시 이야기처럼 마을 사람들의 일손을 덜어주며 마을 경제의 중심축이 되었다.

“모심어 놓고 풀 나지 마라고(말라고) 제초제 치고 이라는데 그걸 여(여기) 놓으니끼네 농약도 덜 가고, 이기 자라면서 다 먹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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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농법을 자랑하는 프랭카드

논에 우렁이를 넣어 놓으면 잡초들을 먹고 자라서 제초제를 쓸 필요가 없다. 옛날에는 “위이어엉 사하한 사하아아” 하고 논농사 소리를 하며 허리를 굽혀, 그야말로 허리가 휘도록 뽑아 줘야 했던 논의 잡초를 자라기도 전에 알아서 쓱싹 해치우는 것이다.

우렁이는 매년 음력 5월 21일경 논 마지기당 약 3박스씩 갖다 넣는다.

그러고 나서 약 한 달쯤 지나면 우렁이가 새끼를 까는데, 그러면 엄청난 양의 우렁이가 논바닥에서 잡초를 먹으며 자란다. 그런데 이 우렁이란 놈들이 논바닥에서만 사느냐 하면 그것이 아니어서, 논두렁 같은 곳에도 올라오고 도로로 기어 나오기도 한다고. 농사짓는 사람이라면 그걸 또 지나치지 못한다고 사공태 옹이 재미나게 설명해 준다.

“그러니까 막 두렁 겉은 데도 올라가고 기다니고 그러더라구요. 어떨 때는 논에 물 마이(많이) 넣어 노면 밑에 논으로 막 내려가거든. 그러다가 밑에 논이 물 넘으면 도로 같은데 차다니고 이런 데 물 따라 나가 가지고 도로가에도 시커멓게 있는기라. 그러면 나는 또 우리 논에 풀 저거 하라고(먹으라고) 그거 전부 주서서 우리 논에 갖다 넣는다. 흐흐…….”

가을 추수가 끝나면 우렁이는 껍질을 벗어 놓고 땅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봄이 되면 다시 땅 위로 올라오는 것도 있으나, 매년 6월 모내기 이후 하지를 기준으로 3~4일 전후로 다시 넣어 주어야 한다고.

도시에서는 우렁이된장국을 별미로 찾아 먹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혹시나 남창마을 사람들도 우렁이를 별미로 여기며 먹느냐고 물었더니 최윤자[53세] 씨가, “먹는 사람도 있어요. 잡아가. 잡아가지고 삶아가지고 찌개도 해먹고 그래요.”라고 답한다. 그런데 맛은 어떻느냐는 질문에, 그저 논에서 일을 하던 우렁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즈음 사람들의 입맛이 너무 고급이 돼서 그런지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저러나, 옛날 남창마을의 반살림을 차지하던 논의 효자가 소였다면 오늘날 논의 효자는 우렁이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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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가 한창인 남창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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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단을 묶고 있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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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단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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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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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베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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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베는 모습

[정보제공]

• •  사공태(남, 1933년생, 남창마을 거주)
• •  정해진(남, 1929년생, 원당마을 거주)
• •  송영수(남, 1946년생, 남창마을 거주, 남창마을 새마을지도자)
• •  최윤자(여, 1957년생, 남창마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