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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같은 산골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E030202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기산면 각산1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엄윤

서천댁 할머니는 현재 비룡사 앞에서 소를 키우며 사시는데, 이전에는 대흥사 앞에서 살았다고 한다. 불심이 강한 할머니는 조모 때부터 내려온 전설 같은 산골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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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댁 할머니

“옛날에 우리 조모, 내게 할매…… 저 안에 큰 골이라고 저 안에 살 때는 호랭이가 새끼를 쳤어요. 우리 조모가 살았으면 한 150도 넘겠나. 나 열한 살인가 열두 살 때 조모가 세상을 버렸는데…… 그래 젊을 때 나물 뜯으러 가면 반구(바위) 밑에 (호랑이가) 있더래요, 알롱달롱하이, 그게 곱거든요, 얼룽덜룽허이…… 그래 우리 조모가 안고 아이고 이뿌다고 이래 쓰다듬고 이캐 싸이께(이러니까) 아무 말도 안코(안하고) 애미가 뒤에 숨어가 있었지. 따라가던 사람이 아이 거 시시찮은(시시한) 거 내삐리고(버리고) 가자, 나물이나 뜯으러 가자, 나물도 못 뜯겠다. 그 시시찮은 거…… 뭘 끌어안고 그캐쌌노(그러니) 카이께(말하니까) 고마 어흥 그떠라고. 그래 가지고 고마(그냥) 잘 크거라 카미(그러면서) 놔뿔고(내벼려두고) 겁이 나서 왔는데 다른 사람 나물 보따리는 갈구잡이같이 다 쥐 뜯어가지고 삽작 끝에 걸어 놓고 우리 할머니 나물보따리는 사람 앉아놓은 거 거치 삽작거리 갖다 놨더라고. 나물 쌌냥 모냥(나물을 쌓아 놓은 것처럼), 그게 얼마나 인물의 짐승이라고, 산신영웅이라고, 산신령을 그래 본로 입 놀리면 안 돼지예.”

평생을 산골에서 산에 의지하며 살아서일까, 할머니는 비록 불교를 믿지만 산을 섬기는 마음이 남달랐다. 그것은 아마도 호랑이가 있고 늑대와 여우 같은, 지금은 희귀종이 되어 버린 산짐승들과 더불어 산에서 나물을 캐 죽으로 연명하던 우리 조상들의 마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천댁 할머니는 얼마 전까지 매일 새벽 5시나 6시 안에 비룡산에 올라가 8시가 되도록 고사리며 나물을 꺾어서 한 보따리씩 만들어 내려왔다고 한다. 나물을 꺾으러 올라갈 때는 도랑을 건너며 세수를 하고는 산신님께 세 번 절을 하고 갔단다. 친구도 하나 없이 혼자서 새벽 산을 오르는 그 무서움을 달래기 위한 할머니의 정성을 산신님도 아셨는지 뿌스럭뿌스럭 소리가 들리다가도 잠잠해지고, 산에서 내려오다 집이 보이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매일 그렇게 공을 들이는 마음으로 사셨단다.

“거 (은행나무) 뒤에 백일홍 나무 있는 거 그런 것도 본로(함부로) 손 못 대요 그걸 뭐 저 하는데 삶아 먹으면 좋다고 우리 이종사촌이, 거는 살았으면 60,70 몬 됐다(안 되었다). 이런데 그 백일홍 나무가지를 끊어다가 삶아먹고 나스면(나으면) 카는데 점점 더해가 고마 죽었잖아. 마구 피를 쏟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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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목 은행나무

정확한 병명은 모르지만 할머니의 이종사촌은 폐렴 비슷한 것에 걸렸던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백일홍 가지를 삶아 먹으면 낫는다는 말을 듣고 가지를 잘라 삶아 먹은 뒤로, 그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도리어 병세가 악화되어 죽은 듯하다. 하지만 백일홍 나뭇가지를 삶아 먹은 뒤에 죽음으로써, 할머니의 이종사촌은 오래된 나무 안에 깃든 신성을 해쳐 더욱 병세가 악화되었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믿음을 낳으면서 백일홍의 신비함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외롭고 무서운 산골의 겨울밤에 전설의 하나로 피어났을 것이다.

“모두 도리도리 만날 우리 집 와 소죽 끓이고 불 떼고 뜨시고 좋다고…… 저녁으로 와 싸터니만(오더니만)은 모두 이사 가고 내 혼자라요. 그때 모두 차로 다섯 치나(다섯 명 정도) 오면 나는 문 앞으로 찡기(끼어서) 추운 데 누워서 자기도 하고 뜨신 데로(따뜻한 데로) 손님 눕히고 이랬디만은(이랬더니마는) 이젠 아무도 없어, 내 혼자지…….”

[정보제공]

  • •  서천댁(여, 1925년생, 각산1리 거주)
  • •  장인희(남, 각산1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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