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3A010103 |
---|---|
분야 | 지리 |
지역 |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이순하 |
매원리는 칠곡군 왜관읍에서 약 4㎞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북쪽으로 나직한 용두산이 마을을 감싸듯 서 있으며, 동쪽으로는 장원봉(壯元峰)이 피라미드 모양으로 우뚝 솟아 경관을 이루고 있다.
장원(壯元)이란 고려·조선시대 과거의 최종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문과·무과의 최종 시험인 전시(殿試) 합격자를 갑과·을과·병과로 나누어 갑과에 뽑힌 3인 가운데 수석을 장원(壯元)이라 하고, 문과의 경우 즉시 종6품의 실직(實職)을 주었다고 한다.
“매원이 장원봉이라는 봉우리가 있어요. 장원급제 장원봉이라…… (중략) ……유학산이 한 900고지 되는데 (장원봉은) 450고지밖에 안 되는데 유학산이 크니깐 장원봉 해야지 작은 게 (장원봉) 우예 장원봉 하느냐.”
장원봉이라는 이름은 봉우리 중 가장 으뜸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이수헌 씨의 말처럼 장원봉은 매원리를 둘러싼 산 중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가 아니다. 높이로 장원을 매기자면 유학산이 장원봉이 되어야 하는데, 유학산 높이의 반밖에 되지 않는 봉우리가 장원봉이 된 연유는 무엇일까?
평상시 장원봉의 이름에 의문을 갖고 있던 이수헌 씨는 2004년 정년퇴직 후 집에서 장원봉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장원봉이 주름을 많이 가진 산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주름 사이로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고, 골짜기 사이에 물이 풍부하게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물이 풍부하니 농경지 보면 물이 천하지대본이라고 겨울에 눈비를 많이 품어 놨다가 이른 봄에 물을 열어 주면 모자리(못자리)를 해야 되잖아. 모자리를 천천히 내라(려)주니 ‘니가 장원해라 장원봉 해라’ 그래. 장원봉을 아무나 장원봉 하는 게 아니라카이(아니라니깐). 10개 동네 주민들이 봐도 니가 장원이다 이거라.”
이렇듯 장원봉으로부터 풍부하게 흘러내린 물은 달서동·신동·송정동·삼청동·오솔동·매원동·봉계동 등으로 흘러갔는데, 물이 매우 귀했던 시절인지라 장원봉에서 흘러내려오는 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장원봉이야 말로 진정한 장원이었던 것이다.
매원리에 위치한 산의 이름 중 장원봉 못지않게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바로 장기봉(將棋峰)인데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과 같이 그 산은 옛날 신선들이 장기를 뜨던 자리라 하여, 일단 산에 들어서면 산새와 전경이 아름다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하여 장기봉이라 일컫는단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