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성으로 동제를 지내는 사람이 있지

아직도 정성으로 동제를 지내는 사람이 있지

돋움 굴림 바탕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C030301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 남창마을
시대	조선/조선，근대/근대
집필자	최엄윤

남창마을의 대표적인 마을 행사였던 동제는 원래 음력 정월 대보름 새벽에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마을 사람 모두가 참여하여 마을 행사로서 거창하게 지냈던 동제는 사라진 지 오래고, 해원정사 스님들이 이세재 불망비 앞에서 이세재를 기리는 제사와 함께 간략하게 정성을 드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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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정사

약 50여 년 전 동제의 제관을 맡은 적이 있던 사공태 옹에 따르면 남창마을 동제는, 미리 날을 받아서 수호신인 이세재, 즉 이대감님 제와 가산천왕님을 모시는 천왕님제를 한 번에 지냈다고 한다.

“동제 지낼 적에 이렇심더. 정월 열하루날 제삿날을 받아 버리면 15일 동안 부부가 한방에서 잠도 안 자고 목욕을 계속해. 찬물에 가서 해야지. 이 마을에 내려오는 물에 가서 했어요. 들어갈 적에는 찹은데(차가운데) 하고 오면 뜨뜻하고 참 좋았어요. 나도 제관을 두 번이나 했는데, 집에 새끼줄도 치고 사람들도 못 오게 하고 상주 이런 사람도 못 들어오게 하고 금줄도 치고 말도 안 하고, 추저분(지저분한) 사람하고도 말을 안 하고.

제를 지낼 때는 제관 있고 축관 있고 두 사람만 올라갔지. 짐을 짊어지고 가야지. 당시 축관 하던 사람은 다 돌아가셨어. 내가 제를 지내던 해가 보자, 우리 집 아가 오십네 살이라. 자가 한 일곱 살 때, 여덟 살 땐가 그적에 했을 거라…… 산에 올라가면 한시쯤에 제를 지냈는데 열두시 정도 돼서 올라가서 한시에 제를 지내고 끝나고 닭 우는 소리 들으면 그건 잘 맞췄다 하는기라. 요즘처럼 시계가 있나 뭐가 있나, 한 두시 정도 되면 끝나. 상은 제관이 보는데 산신 지내고 칼라카면(할려면) 한 마디도 안 합니다. 꼬짓거리(산적거리) 살라케도 깎자 안 그랍니다. 시루떡, 문어, 과일, 고기 등 요즘 제 지내는 거랑 한가지지. 앞줄에는 과일, 뒤에는 전하고 탕국하고 나물하고. 산신한테 지내고 이대감님한테 지내고, 내려와서 음식은 아침에 종 땡땡 치면 나이 많은 어르들 음복하러 가야 하는구나, 두시에 내려오면 나눠가지고 접시에 다 놔가지고 이걸 하나씩 돌리고 술 한 잔씩 하고 음식 나누는 것도 제관이 하고…… 여자들은 아무도 안 오고…….”

예부터 제주는 마을 사람들 중에서 상기(喪期)에 있지 않고 연로하신 분이 많이 하였는데, 남창마을에서는 특히 긴 대나무를 들고 집집을 돌아다니다가 대나무가 점지하는 사람으로 제관을 뽑았다고 한다. 그렇게 대나무가 점지하면 안 할 도리가 없이 천왕님의 명령을 따라야만 했다고 한다. 동제를 지낼 적에 10년 동안 대를 들고 다녔다던 원당에 사시는 어르신도 만나뵐 수 있었다. “가산당 천왕님, 천왕천왕 내리소.”라고 하면 제관이 될 사람 집에서 대나무가 흔들렸다고 하는데, 현재는 사라지고 없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남창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동제를 지낼 때는 마을의 공동 식수원이었던 우물에서 “바다의 용왕님, 물이나 콸콸 내려주소.”라며 제를 크게 지냈으나 수해 이후 그 우물을 파낸 뒤로 현재는 물이 많이 부족해졌다고 한다.

물은 해꼬지를 하면 안 나오는데다 정성을 들여서 정월 대보름에 지신 밟는 것처럼 제사를 지내야 물이 잘 나온다는 말씀이시다. 그래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거의 대부분, 정성이 사라지자 그 흔하던 물이 귀해졌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신 듯했다.

이렇듯 동제는 마을 사람들이 한 뜻으로 한 해의 무병장수와 안위를 빌기 위해 마을의 수호신에게 지성을 드리는 것이었으나 남창마을의 경우 현재는 이세재 불망비 앞에서 간략하게 제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물론 개인이 옛 동제터, 곧 작은서낭당과 큰서낭당에 가서 가족의 안녕을 빌기도 하지만 산불 예방을 위해 제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작은서낭당

큰서낭당

2008년 남창마을 동제는 해원정사 스님들이 주관했으며, 동제가 끝난 뒤에 마을노인회 회원들이 꽹과리, 장구, 북, 소고 등을 치며 지신밟기를 하였다.

지신밟기는 남창마을에 있는 큰 식당들부터 시작해서 이장집과 노인회장집을 거쳐 원하는 마을 주민들의 집을 도는데, 지신밟기의 형식은 다른 마을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몇 년 전만 해도 깃대를 들고 할머니, 포수, 색시 등등 의복을 갖춰 입고 지신을 밟았지만 지금은 많이 생략되었다고 한다.

이세재 제사와 동제-이세재 불망비 앞에 차려진 제상

이세재 제사와 동제-경을 읊고 있는 해원정사 스님들

이세재 제사와 동제-동제에 참석한 주민들

이세재 제사와 동제-비손을 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

이세재 제사와 동제-정성껏 차려진 제상

음복을 하는 동네 사람들

지신밟기 준비

지신밟기-마을 식당으로 가기 전 모습

지신밟기-시골묵집으로 들어가는 풍물패

음식을 준비하는 시골묵집 주인

시골묵집 성주풀이-음식 준비가 끝나자 성주풀이를 시작하는 풍물패

시골묵집 성주풀이-잔을 올리는 풍물패들

시골묵집 성주풀이-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성주풀이 모습

조왕신 달래기

시골묵집에서 뒤풀이하는 마을 사람들

시골묵집의 뒤풀이 자리

동네 사람들과 함께 한 뒤풀이 자리

집돌기

지신밟기-시골묵집에서 나오는 풍물패들

지신밟기-시골묵집에서 나와 다음 식당으로 이동하는 풍물패들

성주풀이

비손하는 식당주인

풍물패들의 뒤풀이

지신밟기 상

이장집 가는 길

이장집 지신밟기-이장집으로 들어가는 풍물패들

이장집 지신밟기-마당에서 행하는 지신밟기

이장집 성주풀이

술 올리기

음복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는 풍물패들

청년회원집 지신밟기

지신밟기 대나무

흥겨운 풍물패들

다부동 소개

김영학 인터뷰

[정보제공]

• 사공태(남, 1933년생, 남창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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